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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맛집 - 타이 레스토랑, 칠리차차



이민자의 나라 호주. 전세계 모든 인종, 문화가 섞여 있는 그래서 언제나 단일 민족, 한 핏줄을 강조하던 한국 사람들에게는 어떨 땐 신기하고 어떨 땐 생소한 호주. 그 중에서도 가장 이민자가 많다는 시드니. 자연과 칼 퇴근을 쫓아 이민 와서 시드니에 둥지를 튼 지 이제 거의 4년. 그 동안 소수민족 한국인으로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접하게 된, 평생 먹어 보기는 할까 생각해 보았던 여러 나라의 음식들을 다양하게 먹다 보니 처음엔 새로운 음식을 보면 소개팅 처음 나온 공대생처럼 어찌해야 하나 과묵해지고 어색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어떤 음식이 나와도 산전 수전 다 겪은 노총각의 맞선처럼 바로 낯가림 없이 안면 트고 침 흘리면서 게걸스럽게 해치우고 나서 자연스럽게 이 음식은 이래서 싫고 이런 점은 좋고 장황하게 말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버렸네요.

 

그러던 중 이렇게 생활 정보 잡지에 레스토랑 리뷰를 부탁 받게 되어서 어떤 주제로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보고 싶지만 맛이 이상할까 봐, 또는 무얼 시켜야 할 지 몰라서 오늘도 매일 먹던 음식을 먹으러 가시는 한국 분들을 위해 다른 나라 음식들 그 중에서 제 입맛에 맞았던 그리고 첫 만남 후에도 애프터를 신청 하고 싶었던 다른 나라 음식들을 소개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한국 사람에게는 역시 따듯한 국물과 밥이지요. 저 또한 한국 사람으로 한국에서 30년 넘게 살다 넘어 온 지극히 어른 입맛의 소유자로 해장국에 밥 한 사발 말아 김치와 먹는 것을 최고로 치는 그런 제 입맛에 맞는 다른 나라 음식이 있다면 한국 사람들 대부분 좋아하시겠죠? 그렇기에 약간은 자신을 가지고 소개 합니다.

 

그 첫 번째 주제로, 시드니에서의 그 위치가 한국에서의 중국집과 같은 타이 음식입니다. 시드니에서의 그 대중성, 그리고 그 가격과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대접이 딱 한국에서의 중국음식의 그것과 같은, 웬만한 마을 쇼핑가에 하나 정도는 있는 테이크어웨이 타이 푸드. 인건비로 인해 피자 배달도 돈을 지불해야 하는 시드니에서 거의 유일하게 배달도 종종 해주는 타이푸드. 마사지와 함께 태국을 대표하는 타이 음식이 제 컬럼의 첫 주제입니다.

 

한국의 중국음식이 그러하듯이 분위기 좋고, 다들 알고, 한 번쯤 가 보았을 고급 타이 음식점은 많이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Capitol theater 맞은 편 Chat thai. 4년 연속 시드니 best thai restaurant을 수상한Newtown의 Thai Pothong. 이 이름으로 검색하면 아주 고급스러운 홈페이지와 분위기, 사람들의 평가가 있으니 굳이 소개 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가보고 싶다면 제 경험에 비추어 추천 드립니다. 단 정말 고마운 분들을 대접하고 싶거나, 꼭 사귀어 보고 싶은 이성친구가 생겼다면 분위기나 음식, 그리고 그 가격에서 오는 상대방에 대한 압박감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귀한 분 식당 앞에서 당황스럽지 않게 예약은 필수.

 

제가 소개할 식당은 그런 식당이 아닙니다. 그냥 한국 식당 가서 밥 먹고 싶은데 오늘따라 매번 똑 같은 메뉴가 질린다, 머 먹을지 모르겠다 하는 분은 그 가격 안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그리고 기다릴 필요 없는 그리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되어 의자에 정자세로 앉아 있을 필요 없이 편안하게 갈 수 있는 타이 레스토랑입니다.

 

Chilli cha cha.

Thai 타운이라 할 수 있는 Capitol theater 옆 Campbell Street 길을 따라 Chat thai를 지나 Pitt street를 건너 Elizabeth street으로 가는 굴다리 바로 전에 위치한 정말 외진 곳에 있는 그리고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 정도로 예쁜 인테리어를 가지지 못한 하지만 정말 서비스 좋고 맛 좋고 가격이 정말 저렴한 타이 레스토랑입니다. 그 위치와 인테리어로 인해 잘 모를 한국 사람이 많을 듯 합니다. 하지만 이 식당, 분명 시드니에 있는 타이 레스토랑 중에서는 가격 대비 맛이 가장 좋다고 자신 합니다.




여기의 최고의 추천 메뉴는 Crispy chicken with basil. 가격은 12.90. 정말 놀라운 가격에 시드니에서 먹은 닭 요리 중에서는 스트라 빨간 고추에서 먹은 치킨 깐풍기 급의 맛을 자랑하는 요리입니다. 치킨 깐풍기 가격이 30불임을 감안하면 이 요리의 위대함이 새삼 돋보입니다. 적절히 짭짤한 튀김 양념, 타이 특유의 허브향 하지만 한국 사람인 저에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 딱 먹기 좋은 크기, 거기에 적절하게 매콤한 basil 소스까지. 이 식당에 가면 이건 우선 시키고 다른 메뉴 찾아 볼 정도로 인기 메뉴 입니다.

 

여기 기본 타이 메뉴인 Pad thai나 Fried rice 또한 기본에 아주 충실합니다. 제가 Pad Thai를 좋아해서 타이 음식점에 가면 자주 시켜 먹지만 많은 식당들이 다양한 재료를 넣어 이게 면 요리인지 고기 요리인지 모를 정도로 만들거나 소스를 너무 많이 넣고 요리해 걸쭉하거나 또는 단 맛이나 신 맛이 강한데 비해, 여기는 처음에 보면 거의 들어간 재료가 없을 정도로 Pad thai나 Fried rice 접시가 면이나 밥 밖에 안 보입니다. 하지만 먹어 보면 면 요리나 밥 요리에서 중요한 건 면이랑 밥이라는 아주 단순한 명제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중국집 볶음밥은 사실 계란과 밥을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결정되듯이. 전혀 느끼하지 않으면서 중국집 볶음밥과는 다른 타이 특유의 허브향. 추천 드립니다. 가격은 9불대. 참고로 볶음밥 식으면 특유의 허브 향이 밥에 달라 붙어서인지 맛이 달라지니 나오자마자 드시기 바랍니다.

 

위에 소개한 메뉴를 기본으로 양을 맞추기 위해 원하는 메뉴를 추가해 드시면 됩니다. 모든 음식의 가격이 저렴하기에 부담 없이 고르시면 되지만 정 모르시겠다 하시는 분을 위해 추천드리면 Crispy softshell crab 이나 barramundi 쪽도 꽤 훌륭합니다. Soft shell crab 이나 Barramundi 요리는 여러 개가 있으니 원하시는 요리를 시키시면 됩니다.

 

 

 


Barramundi 한 마리를 통째로 튀겨 내오는 이 요리는 이 집에서도 비싼 요리에 속하는 편이지만 추천 드릴 수 있습니다. 메뉴판의 가격은 싯가. 이번 일요일 38.90을 지불했습니다. 중국 Golden Century에서 barramundi를 Soy source에 익혀 내오는 요리가 60불 정도임을 생각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 참고로 등뼈에 붙은 살은 요리 장식이 아니고 정말 맛있는 부분이니 꼬리 잡고 뜯으시면 됩니다.

 

가격을 계속 얘기하게 되는 이유는 분명 이 식당 고급 식당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티에 있다가 편안하게 밥을 먹고 싶을 때 쉽게 갈 수 있는 그럴 때 가면 후회하지 않을 식당입니다. 외국인들의 평가 또한 그리 크게 벋어나지 않습니다. 이 식당의 리뷰들을 한 번 보면

  • Very good prices and very good food. What more could you expect?
  • Very nice. I can always get a seat without too much of a wait, and the food is quite delicious and cheap!
  • Yummy food, average ambience, but great service and value.
  • As value for money goes, this would surely be one of the best places in the city!
  • Their curried soft shell crab is to die for!
  • Very nice, quick thai food, can be very spicy but if you're looking for cheap thai eats, this is one of the better ones
  • Excellent food, friendly service and great prices. What more can you ask for.

 

시티에서 타이푸드를 드시고 싶다면 이 식당 분명 정답이 될 겁니다. 이 식당의 장점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동네 길가에 있는 테이크 어웨이 타이 식당의 가격을 가지고 근처 화려한 일식당 무사시 까지도 변두리 식당으로 만들 만큼 후진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티에 있을 자격이 있는 식당입니다. 저에겐 겉모습에 한 동안 연락 안 했다가 우연히 술 먹고 전화해서 만나 그 내면에 반해 사귀게 된 소개팅녀 같은 식당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Chat Thai가려다 1시간 반 기다리라는 얘기 듣고 가게 된 식당이었으니깐요.

 

마지막으로 공감 가는 외국인 리뷰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Good vibrant atmosphere and reasonable service (v'cute watresses).

넵. 다들 예쁩니다.

 

주소 : Shop 462, 40-50 Campbell street, Sydney 2000

전화 : 9211-2025.

영업시간 : 11 am-9.30pm(7 Days)


(2011년 쓴 글입니다.)